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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목회자, 악플에 답하다…
김병수 2011-03-05 추천 0 댓글 0 조회 441

청년 목회자, 악플에 답하다…

 

인천 십정동 사랑감리교회 윤요한 전도사

 

  지난달 18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뜬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서울의 한 교회가 출석 교인이 70명을 넘어서자 3개 교회로 나눴다는 내용. 교회가 욕심을 버렸다는 긍정적인 내용의 기사였지만 악플이 쏟아졌다. 2000여개의 댓글 중 교회를 옹호하는 글을 찾기 어려웠다. 그때 한 댓글에 네티즌의 시선이 집중됐다.

'예산의 40%를 봉사와 장학사업에 쓴 교회조차 어떻게든 비난하려 하십니까. 모든 목회자가 여러분 말처럼 돈과 여자에 환장하지 않습니다. 저는 월 8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아내, 예쁜 아기와 열심히 삽니다. 저희는 못 먹어도 교회 오는 학생 맛있는 것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쌀을 기부하고 동네 청소도 하고요. 목회자라는 이유만으로 왜 이런 곳에서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합니까.'

이 글에 네티즌은 양분됐다. 응원과 비난이 각각 쇄도했다. 글은 '자동 안보임 처리(신고 횟수가 기준치를 넘어 댓글을 가려놓는 것)'됐다. 하지만 글을 추천한 사람도 1697명이나 됐다. 최근 기독교 관련 기사의 댓글 대부분은 악플이다. 하지만 대응 가치가 없다며 무시하고 피하기 일쑤다. 그런 상황에서 이 글은 네티즌과 기독교인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악플러와의 한판 승부

 

수소문 끝에 지난달 25일 인천 십정동 사랑감리교회의 문을 열었다. 청바지에 검정 재킷을 입은 젊은이가 아이들과 탁구를 하고 있었다. 그가 탁구채를 내려놓자 아이들은 "한번만 더요!"라며 아우성쳤다. 아이돌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인기였다. 댓글의 주인공, 2년 전 사랑교회를 개척하고 담임전도사로 시무 중인 윤요한(30) 전도사였다.

 

다짜고짜 물었다. 왜 악플러들과 시쳇말로 '맞짱'을 떴는지….

 

"욕먹을 부분을 비판하는 건 참을 수 있죠. 하지만 칭찬받고 인정받을 부분이 기독교라는 이유만으로 비난받는 걸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무대응은 곧 인정입니다. 그래서 용기를 냈어요."

 

그 역시 여느 기독교인처럼 눈팅(인터넷 상 글을 보기만 하는 행동)만 해왔다. 하지만 '헌금은 다 목사 주머니로 들어간다' '자기 뱃속만 챙긴다'는 등의 댓글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특히 '애 낳으면 목사나 시켜야겠다'는 한 네티즌의 댓글은 큰 충격이었다.

 

"크리스천을 '개독'이라 부르며 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잘 모르니까 매도할 수도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부족한 거죠. 하지만 어려운 가운데 선한 일을 하는 목회자, 신앙인이 많다는 것 역시 그들이 꼭 알아야 합니다."

 

기독교, 왜 이 지경까지

 

악플러에게 일침을 가하는 한편 고민과 기도도 거듭했다. '왜 이 지경까지 됐을까.' 목회자와 기독교인에 대한 인식이 바닥까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는 먼저 기독교인의 전도 행태를 꼬집었다.

 

"젊은 친구들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전도를 당할 경우 그 자리에서는 불쾌함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물론 전도하시는 분들은 자식 같으니까 친근하게 하시는 거죠. 그러나 아이들은 다르게 받아들이더라고요. 그 불쾌함이 쌓이고 쌓여 기독교에 대한 악감정으로 변하고 결과적으로 인터넷상에서 악플로 폭발하는 겁니다."

 

젊은이의 특성, 장년층과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않은 채 전도했을 때 잠재적 안티 기독교 세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수차례 논란을 일으켰던 '땅 밟기' 역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땅 밟기는 기독교인이 사찰이나 타 종교 사원 땅을 밟아 '하나님의 땅'임을 선포하는 행위다.

 

"그분들의 뜨거운 마음과 신앙을 폄하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여리고성을 무너뜨릴 때처럼 땅을 밟는다고 정복을 하는 것은 아니죠. 예전 방식만 고수하면 젊은이들이 기독교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갖기 힘듭니다."

 

목회자가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도 큰 문제라고 했다. 자신의 삶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진리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금권선거, 돈을 둘러싼 암투, 폭행 사건 등 목회자를 둘러싼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기독교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하나님 믿으라고 말하지 않아도 목회자의 삶 자체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풍겨날 때 사람들은 감동을 받는다는 게 그의 말이다.

 

"선배 신앙인으로부터 신앙은 '앎이 아니라 삶'이라고 배웠습니다. 많이 안다고 믿음이 좋은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믿음이 표출돼야 한다는 거죠. 삶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지 않은 목회자, 또 그런 목회자의 설교를 먹고 자란 교인 때문에 하나님을 믿으려 했던 사람들이 상처를 받습니다."

 

"삶을 통해 하나님을 알릴게요."

 

윤 전도사가 목회를 하면서 가장 집중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향기를 퍼뜨리는 것이다. 협성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감신대 대학원에서 예배학을 전공(Th. D)한 그는 교회 개척 후 불신자 선교에 열을 올렸다. 처음엔 텅 빈 예배당에서 홀로 예배당을 꾸몄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아이들 몇몇과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얘기를 하다 보니 그들은 인근 초등학교에서 싸움을 잘하기로 유명한 소위 '일진'들이었다. 평소 불신자 선교에 관심을 가져 왔던 그는 무릎을 쳤다. "아! 이 아이들이다."

 

일반적으로 싸움을 하고 말썽을 부리는 아이들은 가정환경이 불우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전도사는 아이들을 변화시킴으로써 그 부모까지 전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쉽지 않았다. 아이들은 사도신경을 외운 뒤 다른 종교 주문을 외쳐댔다. 동급생을 때려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오는 녀석들도 허다했다. 인천 부평지방 교회가 모여 펼치는 축구경기에 참가했을 땐 첫 경기부터 싸움질을 했다. 교회 재정 사정 역시 좋지 않았다. 주변 교회에서 지원하는 월 80만원 정도로는 윤 전도사 자신의 가정생활을 꾸리기는커녕 아이들 간식을 사기에도 모자랐다.

 

하지만 굴하지 않았다. 자기 먹을 것을 아껴 아이들 먹을거리를 사줬다. 탁구를 같이 하고, 공부를 도왔다. 아이들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고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해줬다.

 

"너희들이 잘돼봐야 목회자한테 생기는 이익은 없어. 근데 왜 목사님, 전도사님들이 돈을 쓰고 예배당을 만들고 너희를 위해 기도할까. 우리보다 더 잘되라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너희들이 어디서나 최고가 되라고 그렇게 하는 거야. 그뿐이야."

 

진심이 전달되기 시작했다. 말썽쟁이들은 서서히 변화했다. 아이들은 쌈짓돈을 꺼내 하나님께 바쳤다. 짜증이 가득했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우리 엄마 아빠 싸우지 않게 해주세요." 부모님을 위한 기도도 능숙하게 해냈다.

 

최근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근 교회와의 축구 경기가 있었다. 평소 싸움을 많이 하고 아이들을 괴롭혀 학교의 골칫덩어리였던 아이가 골을 넣었다. 그런데 별안간 무릎 꿇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박주영 세리머니'를 펼쳐 보였다. 모두가 깜짝 놀랐다. 이 모든 것이 '기적'이었다.

 

지난해 그 '전직' 말썽쟁이들이 자발적으로 낸 헌금으로 쌀 100㎏을 사 십정2동 주민센터에 기증했다. 요즘은 매일 오전 새벽기도를 마친 뒤 동네를 청소하고 출근하는 사람에게 커피를 나눠주는 봉사도 한다.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나님을 믿으라고 강요하지도, 헌금을 내라고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욕심을 버리고, 사랑으로 감싸고, 많이 웃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줬을 뿐입니다."

 

윤 전도사는 한 가지 꿈이 있다. 지난달 태어난 첫 아이 슬이가 커서 "아빠처럼 목회자 될 거예요"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평소 삶에서도 존경받을 수 있는 목사가 되는 것이다.

 

"강대상 위에서만의 목회자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믿음의 사람임을 보여주면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언젠가 사그라질 것을 믿습니다. 저부터 실천할 겁니다."

 

글 조국현 기자·사진 서영희·이병주 기자 jo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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